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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1 _ 이상옥의 「심야의 맹인악사」

포엠포커스

by 미디어시인 2022. 10. 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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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맹인악사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음률로 별들의 귀를 세우는

이상옥

 

― 2016년 12월 9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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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거리에서 악사가 연주를 하고 있다. 다만, 연주를 하고 있을 뿐이다. 누가 들어주어야만 생명을 갖는 그런 음악이 아니라 거리의 불빛을 위해, 나무를 위해, 별을 위한 연주인 것이다. 고요와 적막에 쌓인 순간에 별이 귀를 세우고 듣는 광경은 또 얼마나 반짝일 것인가. 자신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자신 앞에 등불을 세우고 환한 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자신은 등불 뒤에서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마침내 가장 순수하고 거룩한 시간을 만들고 또한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된 것이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꼭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서, 알아주어야만 예술이 되는 건 아니다. 행위 자체가 예술이고 그래서 때 묻지 않은 예술은 우리를 열광케 하고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온 몸으로 연주하는 저 맹인악사야말로 진정한 예술가이고 숭고미의 전형이다.

 


이기영

2013년 《열린시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2018년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과 2022년 이병주경남문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가 있으며 디카시집으로는 『인생』을 출간했다. 현재 ‘백세시대’신문에 ‘디카시’를, ‘경남신문’에 ‘포토포엠’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디카시연구소와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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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맹인악사 가장 낮은 자리에서가장 낮은 음률로 별들의 귀를 세우는이상옥 ― 2016년 12월 9일 〈오마이뉴스〉 -----------------------------------------------------------------------------한밤중,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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