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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2 _ 공광규의 「몸빼바지 무늬」

포엠포커스

by 미디어시인 2022. 10. 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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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빼바지 무늬

 



 

몸매를 잊은 지 오래된 어머니가

일바지를 입고 밭고랑 논두렁으로

일흔 해 넘게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벗어놓은 일바지에 꽃들이 와서

꽃무늬 물감을 들여주었습니다

 

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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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2015년 제1회 디카시작품상 수상작이다. 10월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길거리마다 꽃집마다 국화가 지천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일바지에 있던 꽃무늬가 국화꽃처럼 화사해서, 그러나 밭일이며 들일이며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던 어머니의 힘든 삶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오히려 더 목 메이는 그런 꽃무늬 일바지에 시인은 얼마나 슬프고 어머니가 그리웠을까.

5행으로 된 시적문장만을 읽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은 없지만 사진과 함께 읽었을 때, 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무런 설명 없이도 시인이 무얼 전달하려고 했는지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사진과 시적 문장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길거리마다 지천인 국화꽃 한 다발 사들고 부모님 뵈러 가면 어떨까. 눈이 부시게 좋은 가을날이다.(이기영 시인)

 


 

이기영

2013년 《열린시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2018년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과 2022년 이병주경남문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가 있으며 디카시집으로는 『인생』을 출간했다. 현재 ‘백세시대’신문에 ‘디카시’를, ‘경남신문’에 ‘포토포엠’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디카시연구소와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2 _ 공광규의 「몸빼바지 무늬」 < 포엠포커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향기〉2 _ 공광규의 「몸빼바지 무늬」 - 미디어 시in

몸빼바지 무늬 몸매를 잊은 지 오래된 어머니가일바지를 입고 밭고랑 논두렁으로 일흔 해 넘게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셨습니다벗어놓은 일바지에 꽃들이 와서꽃무늬 물감을 들여주었습니다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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