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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철 시조집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출판사에서 출간 — 칠십리 그 위에 뜬 등불

신간+뉴스

by 미디어시인 2023. 3.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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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리 그 위에 뜬 등불

 

 

 

정지윤 기자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오승철 시인의 시조집 다 떠난 바다에 경례가 황금알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오승철 시인은 서귀포 위미에서 태어나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겨울귤밭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시조집으로 사람보다 서귀포가 그리울 때가 있다』 『오키나와의 화살표』 『터무니 있다』 『누구라 종일 홀리나』 『개닦이5권을 펴냈고, 단시조 선집으로 길 하나 돌려세우고,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사고 싶은 노을88색 시조집 80년대 시인들등을 냈다. 중앙시조대상, 오늘의시조작품상, 한국시조대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았으며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의장을 지냈다.

 

다 떠난 바다에 경례에서는 어머니의 숨비소리를 기억함으로써 제주 해녀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온 제주 여성의 삶을 기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세월의 변화와 함께 소실되어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오승철 시인은 고구려 시대에도 해녀들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제 대물리며 사천 년간 섬을 지켜온 그들이 퇴장하고 있습니다. 자욱했던 숨비소리도 사라지고 불턱의 잔불들도 꺼져가고 항일운동도 펼쳤던 그 기개만 역사 속에 남았습니다. 상군해녀였던 어머니도 떠나셨습니다. 저 텅 빈 바다에 무엇을 바칠까 하다가 그냥 거수경례나 하고 돌아갑니다.” 라고 말했다.

 

오승철 시인은 절절함과 신명이 묻어나는 촌철살인의 언어로 보고 느끼고 살아온 모든 존재의 본질과 현상을 유감없이 끄집어낸다.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베는 단검이 시 속에 들어있다는 말이다. 그가 휘두르는 언어의 광휘는 사람의 마음을 쉽게 웃고 울게 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창조적으로 형상화된 그의 미학이 정점에 다다른 듯 여겨진다. “그리움의 끝을 향하여 숙명으로 끌고 가는 시적 행보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인연을 호명하며 갈무리하는 이번 시집은 한마디로 칠십리 그 위에 뜬 등불이다. “슬픔으로 먹는” “서귀포 동문로타리 닭내장탕이며 망오름에 내리는 “2022년 첫눈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문학의 본령에 끝없이 천착해온 그의 미학을 눈물 창창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영은 시인은 평했다.

 

해설을 쓴 박진임 문학평론가는 시인을 황혼 혹은 여명, 그 어스름한 길의 순례자라고 부르며 순례자의 길이 끝나기 전에 그가 스쳐 가는 모든 풍경들이 모두 각각의 텍스트를 이루며 새로운 삶의 철학들을 독자에게 일깨워 줄 것이다. 삶에 대한 강한 긍정과 예술의 가치에 대한 더 강렬한 확신, 그리고 삶과 예술 모두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채 오늘도 순례자는 걷고 있다.”고 평했다.

 

 

<시집 속 시조 맛보기>

 

 

고추 잠자리

 

 

오승철

 

 

그래, 그래 알겠더냐

날아보니 알겠더냐

 

그래, 그래 알겠더냐

매운맛을 알겠더냐

 

한 생애

그리움으로 붉어보니 알겠더냐

 

—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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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떠난 바다에 경례

 

 

오승철

 

 

둥실둥실 테왁아

둥실둥실 잘 가라

낮전에는 밭으로 낮후제는 바당밭

누대로 섬을 지켜온

그들이 퇴장한다

 

그만둘 때 지났다고 등 떠밀진 말게나

반도의 해안선 따라

바다 밑은 다 봤다는

불턱의 저 할망들도

한때 상군 아니던가

 

한 사람만 물질해도 온 식구 살렸는데

어머니 숨비소리

대물림 끊긴 바다

숭고한 제주 바당에 거수경례하고 싶다

 

—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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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관명

 

 

오승철

 

 

건들지 말아야 할 건 건들지 말아야지

멀쩡한 세상 한켠 뭘 자꾸 훔쳐보나

기어이 동티난 게지 멱살 잡고 가는 눈발

 

이 섬의 구석구석은 신의 영역이지만

귀신들도 딱 한번 줄행랑 칠 때 있다

어사또 출두야같은 관명이란 말 앞에선

 

새마을 기 펄럭펄럭 재래식 변소개량

누가 내 가슴에도 관명이라 붙여다오

하룻밤 하룻밤이라도 너 없이 살고 싶다

 

—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2023

 

오승철 시조집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출판사에서 출간 < 신간+ < 뉴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msiin.co.kr)

 

오승철 시조집 『다 떠난 바다에 경례』 황금알 출판사에서 출간 - 미디어 시in

정지윤 기자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오승철 시인의 시조집 『다 떠난 바다에 경례』가 황금알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오승철 시인은 서귀포 위미에서 태어나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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