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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조가 지닌 미학성을 알고 싶다면 김일연 시인의 시평집 『시조의 향연』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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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4. 5. 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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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분석과 이성적 논리로 풀어주는 150편의 단시조 읽기

 

 

정지윤 기자

 

김일연 시인은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중등학교 교사가 되었다가 대구 매일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1980시조문학지 천료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으로 빈들의 집』 『서역 가는 길』 『저 혼자 꽃 필 때에』 『달집 태우기』 『명창』 『엎드려 별을 보다』 『꽃벼랑』 『아프지 않다 외롭지 않다』 『너와 보낸 봄날』 『세상의 모든 딸들 ALL THE DAUGHTERS OF THE EARTH』 『깨끗한 절정』 『먼 사랑이 있고, 동화집으로 하늘 발자국이 있다. 그동안 한국시조작품상, 이영도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오늘의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한국단시조작품상을 수상했고, 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회 운영위원, 국제시조협회 이사, 시조튜브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일연 시평집 시조의 향연은 계간 시조21기획으로 25(2013년 여름)부터 시작하여 60(2022년 봄)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내가 읽은 단시조란 이름 아래 연재한 글 모음으로, 단시조가 지닌 미학성과 의미,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감성적 분석과 이성적 논리로 풀어주고 있다. 여기에는 단시조가 품어야 할 호흡과 정제미를 중심으로 시대 미의식이 조명되어 현대시조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창조적 계승의 가늠자가 다각도로 제시되어 있다.

 

민병도 시인은 자유시의 도입과 함께 태동한 현대시조, 100년의 가장 큰 변화는 시조를 창사唱詞라는 음악적 범주에서 본격 문학의 장르로 정착시킨 성과라 할 것이다. 양적으로도 연간 고시조 전체의 창작 성과를 넘어서고 질적으로도 다양한 결을 보여주고 있으니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가히 시조의 르네상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러한 외형 성장에 비하여 시조가 현대문학이 요구하는 독자적인 가수요를 확보하고 있는가 하는 반성적 물음 앞에서는 확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 같은 물음의 중심에는 단연 시조만의 질서, 즉 정형성이 갖는 정체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데는 시조의 원형에 대한 장르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우선 조건이 되겠는데 그 단초가 단시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아닐 수 없다.”라며 이 책에 소개된 단시조의 미학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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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구절 맛보기>

 

언어와 언어, 시조와 시조의 동심원

 

김일연

 

문자가 있기 전부터 그 뿌리를 이룬 우리의 시가문학이 도도한 천년의 흐름을 이어온 오늘에 시조가 있다. 노래로 불리면서 노래의 유려함을 담은 시조. 여기 실린 현대시조들은 노래로 품었던 시조의 율격을 현대의 느낌으로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다. 그 진실하고 따뜻하고 고아한 마음들이 동심원을 그린다. 하나의 시조가 그리는 동심원이 또 다른 동심원과 만나 은은하게 울리며 번져나간다. 그 울림과 번짐 속에 나를 열자. 시인의 개성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150수의 오케스트라 앞에 고요한 마음만 준비하면 된다. 저마다 다른 악기들은 펼침과 반복과 전복과 균형으로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들과 조화롭게 연주되고 있다.

 

시조 삼 장의 형식미를 생각할 때 정말 시조의 본령은 그 형식미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시조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조의 호흡은 네 마디씩 세 번 이어진다. 좋은 고시조들을 그리고 현대에 창작되고 있는 시조들을 조금만 애정을 가지고 읽어보자. 시조 미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부분은 종장 첫 마디 세 글자와 둘째 마디다섯 자 이상이다. 그 핵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제외한 시조의 율격은 살아있는 우리 언어의 호흡이지 숫자의 그것은 아니다. 시조의 호흡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고 있는 지구촌의 인류가 사랑하고 있고 또 사랑할 생동하는 우리 언어의 호흡인 것이다.

 

이런 것이다, 또는 저런 것이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격을 논할 만큼 시조는 가볍거나 얕지 않다. 시대의 무게를 안고 살아온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뿐 아니라 그들의 사유와 삶의 고비에서 맞은 회오리 같은 고통과 격정을 살피고 보듬으며 오늘에 닿은 시조의 품은 그 살아온 시간만큼 너르고 깊고 진중하다. 그러한 품의 시조가 한 수의 단시조일 때 가장 은근하고 활달하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일이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개인의 심미안에 따라 작품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현대시조 중 단시조에 국한하였고 시조의 모범이 될 만한, 품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을 가리려고 하였다. 선택한 작품에 대해서는 그 작품을 읽는 감상자의 눈으로 접근하였다.

 

2013년부터 연재를 시작하고 좋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다시없는 행복을 경험하였다. 작품 수록에 동의해 주신 시인들과 십 년이 되어가도록 이 글과 함께해 준 시조21편집진의 오랜 노고에 감사드린다.

시조의 향연, 책만드는집,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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