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26 _ 임성구의 「대통령 뽑기 유세장에서 든 생각」

시조포커스

by 미디어시인 2024. 12. 17. 14:05

본문

 

 

 

대통령 뽑기 유세장에서 든 생각

 

임성구

 

깡패 왕국 빈 깡통처럼 헛공약이 요란하다

모이 주듯 흩뿌리는 저 달고나 지원금에

쓰디쓴 내일의 물가만

상한가로 치솟을 뿐

 

바보 같은 비장애인 국민을 속여야 해

곳곳에 몰래카메라 서민 경제 비보호 구역

 

머잖아

세금 천국입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 『고함쳐서 당신으로 태어나리, 천년의 시작, 2024.

 

--------------------------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서민들에게 다양한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정치인들이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국민(서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하는 생색내기 정책일 따름이다. 더군다나 나랏일하는 대통령이 되어, 그 공약을 완수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그 말에 속는 국민들을 볼 때마다 매번 애석하다. 주체는 대통령이 여러 공약을 제시하지만 모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규정한다. 그 공약을 지킨 대통령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모이 주듯 흩뿌리는 저 달고나 지원금은 민의를 거스르는 왜곡된 포퓰리즘populism 정책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모이 주듯 지원금을 국민들에게 챙겨주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스스로 생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보장과 공정하고 상식적인 국정 운영일 것이다.

 

선거철에 이런 사탕발림 같은 공약을 내세워 막상 지도자가 된 이들은, 마치 자신이 치외법권에 있는 것처럼 공정도 상식도 깡그리 무시하고 오만방자하게 권력 놀음에 취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한 몸 불살라 여러분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유세하는 대선 후보는 절대 뽑아서는 안 될 인물이다. 자기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를 죽이고 누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자기를 잘 돌보는 사람이 타인도 잘 돌본다.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냉철하고 엄격할수록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길 수 있다는 말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내 한 몸을 잘 다스리고 내 가정을 잘 다스려야 세상도 태평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권력을 쥔 자기 자신에게는 공정과 상식을 적용하지 않고 무한한 특혜를 부여한다. 자기 자신부터 엄격하게 돌보고 책임지는 사람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란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전 대통령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태도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 적이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 나라의 지도자는 사치스럽거나 특별대우를 받으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수준과 눈높이에 자신을 맞춰가며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대선 후보 시절 언론을 향해 언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겠다고 하면서, 정작 권력을 쥐게 되면 언론을 탄압 혹은 감시하며 검열하는 식으로 국민들의 자유를 가로막고, 기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민들은 지도자의 말을 무조건 믿고 따르기보다, 권력을 쥔 그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지도자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양 무리를 이끄는 사자가 사자 무리를 이끄는 양보다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양이 사자에게 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자질이 있는 유능한 지도자를 뽑는다면, 양 무리도 사자 무리를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를 잘 못 뽑으면 제아무리 사자라도 부하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볼 틈도 없이 전쟁에서 지고 만다. 아무리 유능한 부하들이 넘쳐나도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를 만나면 결국 전쟁에서 지고 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송희)

 

 

 

이송희

2003조선일보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했으며 열린시학등에 평론을 쓰며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이름의 고고학, 이태리 면사무소,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대명사들,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평론집 및 연구서 아달린의 방, 눈물로 읽는 사서함, 길 위의 문장, 경계의 시학, 거울과 응시, 현대시와 인지시학, 유목의 서사등이 있다. 고산문학대상,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전남대학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좋은 시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미디어 시in

 

 

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26 _ 임성구의 「대통령 뽑기 유세장에서 든 생각」 < 시조포커스 < 기사본문 - 미디어 시in

 

이송희 시인의 〈時詩각각〉26 _ 임성구의 「대통령 뽑기 유세장에서 든 생각」 - 미디어 시in

대통령 뽑기 유세장에서 든 생각 임성구 깡패 왕국 빈 깡통처럼 헛공약이 요란하다모이 주듯 흩뿌리는 저 달고나 지원금에쓰디쓴 내일의 물가만상한가로 치솟을 뿐 바보 같은 비장애인 국민을

www.msiin.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