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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거짓말에 대한 힘없는 질투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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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5. 9. 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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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힘없는 질투서정시학으로 발간

 

 

이미영 기자

 

2013서정시학으로 등단한 김조민 시인이 디카시집 편복의 잠을 낸지 일 년 만에, 시집 힘없는 질투를 출간하였다.

김조민 시인은 내면 경험의 활력을 시적 언어로 환치해 내는 동시에 자신을 향한 확인과 다짐을 시적 세계로 환기하는 역량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다. 다양한 관념과 사물을 시인만의 독보적인 감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언어의 구체성으로 전환하는 조형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적 주체는 동경과 자긍을 통해 성장과 성숙의 리듬을 반영한 신생의 언어를 보여준다. 이것은 많은 이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한편 인지적, 정서적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다. 이러한 시적 세계는 남다른 미학적 공명으로 독자들을 인도할 것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이번 <미디어시 in>에서는 유튜브 <시 읽는 고양이>의 크리에이터 겸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편집 주간으로 활동 중인 김조민 시인에게 미니 인터뷰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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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집 힘없는 질투의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디카시집 편복의 잠발간 이후 일 년만의 시집 발간입니다. 발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사실 편복의 잠은 디카시집이라 아주 짧고 압축된 이미지, 순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썼던 작품입니다. 그래서 쓰는 방식이나 사고 흐름도 짧고 즉흥적입니다. 이번 힘없는 질투는 조금 다릅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생각과 감정을 서사적으로 담아보려 했습니다. 이전보다 시를 쓰는 과정 자체가 훨씬 더 깊고 집중적인 경험이었고,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적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두 해 동안 고른 시들을 모아 독자분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고, 솔직히 설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은 제 안의 여러 고민과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차근차근 담아낸 결과이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읽으면서 공감하고 함께 사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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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목차를 보니 긴 제목들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1부의 정답을 찾기 위한 몇 가지 비공식 전제”, 2부의 로코코식 농담을 곁들인 담화 풍의 헛기침”, 3부의 그네를 타다가 익사할 확률에 대한 변수들같은 다소 난해하지만 호기심을 끄는 제목들이 있는데요. 제목을 지을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답변: 저는 제목이 시의 첫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이 조금은 호기심을 갖고, 시의 분위기나 생각을 살짝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긴 제목을 쓸 때는 단순히 길게 늘어놓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시 안에서 사고의 흐름이나 유머, 혹은 역설 같은 것을 담아내는 장치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시의 핵심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거나, 독자가 제목만으로도 시의 톤과 시도가 조금은 느껴지도록 하는 역할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시와 독자 사이의 첫 대화라고 생각해서, 조금 장난스럽거나 반전이 있는 느낌을 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읽으면서 , 이런 관점으로 풀어가는 시구나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장치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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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해설을 쓴 유성호 평론가는 시인님의 시를 서정시가 가지는 성찰과 회귀의 양면성오랜 기원의 탐색과 사랑의 탈환으로 분석하셨는데요. 해설에 나타난 테마 외에 시인님이 이번 시집에서 의도한 다른 맥락은 없었나요?

 

답변: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신 성찰과 회귀’, ‘사랑의 탈환외에도, 저는 이번 시집에서 일상의 불안이나 미묘한 인간관계, 사회 속에서 느끼는 작은 감정들을 함께 다루고 싶었습니다. 시를 통해 관찰한 세상의 디테일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공유하는 과정이 재미있기도 하고, 독자분들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 다양한 시점과 목소리를 시 속에서 실험하면서, 읽는 분들이 각자 다른 감정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시적 감상을 넘어, 삶의 순간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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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를 쓰는 일 말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을까요? 시인님의 직업이 시를 쓰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다면 그 부분을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답변: 사실 제 삶의 큰 축은 오랫동안 생명공학자로 살아온 경험이에요. 실험실에서 살아가는 시간과 연구를 통해 얻는 지식들이 자연스럽게 제 시에도 영향을 줍니다. 과학을 접하면서 느끼는 경이로움, 생명에 대한 섬세한 관찰, 우연과 필연이 맞물리는 순간들. 이런 경험들이 시적 상상력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과학을 단순히 실험 결과나 공식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인간과 생명, 자연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시를 쓸 때도 종종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배경이 되어, 작은 현상이나 디테일에서 보편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과학과 시는 제 안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은 호기심과 관찰에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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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특별한 메시지나 주제의식이 있나요?

 

답변: 이번 시집에서 전하고 싶은 건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바라보는 경험입니다. 질투나 소외, 기대, 사랑 같은 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독자분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특히 일상의 작고 사소한 순간들도 충분히 의미 있고 깊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순간들 안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들을 기록하고 바라보는 게 결국 삶의 진짜 풍경을 보여주는 일이잖아요 독자분들이 시를 읽으면서, 자신도 몰랐던 감정이나 기억들을 떠올리고, 한 템포 느리게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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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시집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앞으로도 꾸준히 시를 쓰면서 일상의 작은 순간과 감정을 담아내려 합니다. 시집을 읽으시는 동안 잠시 멈춰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작은 위안이나 사유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고, 동시에 독자분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느끼셨으면 합니다. 관심과 응원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시와 함께하는 시간이 여러분께 작지만 의미 있는 순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독자분들이 시를 읽으면서, 제 시 속의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게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시집 속 시 맛보기>

 

힘없는 질투

 

김조민

 

이토록 다정한 밤이라니

 

크리스마스가 아직 반년이나 더 남았는데

잔인한 폭염 위에 누가 벌써 겨울을 가져다 썼을까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한때를 가늘고 긴 금에 서로 얽은 채

반짝이는 작은 공 몇 개가 길가에 굴러다녔다

 

내 주머니에 든 투명 유리 공 안에는

감탄된 적 없던 꽃송이만 간헐적으로 우아한데

 

세게 쥐면 부서지는 하나의 세계처럼

두 손바닥으로 감싸 쥐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시간처럼

매번 새로워지는 은유 속에서 포함되었던 것은 그저

누더기였을까 그러므로

 

과신했던 목소리가 뱀처럼 기어 나오고

불안한 갈림길 속에서 빛나던 것은

방향 없이 쫓기며 멀어지던 나의 눈동자

 

이토록 다감한 밤을 길에서 맞다니

 

손바닥을 펼치면 부서진 유리에 베인 하루를 들킬 것 같아

가만히 두 손을 모은 채 흐르는 땀을 닦지 못했다

아직 걸음은 멀었는데

치닫지 못했던 나의 질투는 남몰래 버려져야만 했다

 

―『힘없는 질투서정시학.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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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

 

김조민

 

내가 뒤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고 두고 온 침묵이 생각났다고 부풀어 오른 어둠이 등을 떠밀었다고 단지 혼잣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발끝에 걸린 보도블록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아주 사소한 실수로 잘못 놓인 사각형은 자신의 모서리 하나를 허공에 놓고 있었다 연속성을 잃은 어제와 오늘처럼 예측할 수 없는 다음이어서 오히려 간절한 기도였다 어쩌면 나는 갑작스런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멀어지지만 않는다면 돌아갈 수 있으리라 갈래의 길 앞에서 오랫동안 말라가던 그날은 순간과 순간 사이에서 뿌리내린 그림자였다 덩굴이었다 밧줄이었다 무엇이든 낚아채는 다짐이었다 그때의 내가 차라리 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 현현한 울음이었다면 설명되어지는 이전과 이후가 있었을까 내가 뒤돌아봤을 때 솟아난 기척은 너무 은밀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힘없는 질투서정시학.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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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저 늪에는 파란 눈물이 고여 있다.

 

하늘이 내려와 둥지를 틀고

물푸레나무들이 옹기종기 이끼의 발을 담그는,

저 늪의 파란 잉크에서 산란하는 잉어는

모래의 여자 * 를 닮았다.

 

메마르게 서걱이는 갈대도 저곳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몬순의 구름을 몰고 와 발뒤꿈치를 적시며

몸의 균형이 흔들리는,

 

늪의 둔덕에 앉아 우두커니 초록의 파장을 지나는

소녀를 바라본 일이 있다.

긴 강물의 흐름에서 벗어난 외톨이 미아가 흘리는 젖은 서신

종자 씨앗 같은,

하루살이 그 배후를 촘촘히 걷어내며 읽노라면

어깨 툭 치는,

 

그 소녀의 늪에 갇힌 잔물결, 소년이 된다.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의 소설

―『힘없는 질투서정시학.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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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거짓말에 대한 힘없는 질투의 언어 - 미디어 시in

이미영 기자 2013년 《서정시학》으로 등단한 김조민 시인이 디카시집 『편복의 잠』을 낸지 일 년 만에, 시집 『힘없는 질투』를 출간하였다.김조민 시인은 내면 경험의 활력을 시적 언어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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