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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타자들을 향한 깊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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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시인 2026. 4. 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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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시인의 히스테리 미스터리더푸른시인선으로 복간

 

 

 

하린 기자

 

이영숙 시인의 히스테리 미스터리를 더푸른시인선으로 복간한다. 현대인들은 불확실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타자들이다. 이영숙은 히스테리 미스터리에서 바깥과 자기 안에서 느끼는 수많은 타자들과 교섭하고 공감하면서 자기 확장을 꿈꾼다.

 

단일한 주체의 자기고백을 넘어 수많은 자기 목소리를 가진 타자들”(김유석)을 껴안고 읽어내면서 타자성이 드러난 순간을 시적 언어로 구현한다. 타자들이 갖는 양상과 증상을 예리한 시각으로 잡아내어 극적인 발화를 이어간다. 그런데 지루한 진술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만의 감각과 사유로 생동감있게, 모던하게 이루어진다. “탈서정의 미학을 지녔지만” “현실을 재현하는 가독성 높은”(박시영), 감각적인 시를 창작하고 있는 셈이다.

 

히스테리 미스터리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공간에 대한 남다른 시선이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장소에 있는 것을 의미하며, 요컨대 하나의 으로서의 인간은 장소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이영숙의 시에서 공간은 사람이 놓이는 장소에 다름 아니며, 때문에 개인의 공간체험은 각각의 이력”(이력)들로 차별화되고, 그러한 한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하나의 지형학”(이미나)적인 지표를 공간이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서 포착된 불문율평균율은 존재자가 장소에서 느끼는 한계성과 경계성, 그것을 벗어나려는 몸짓 등을 대변한다.

 

히스테리 미스터리는 불확실성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의 자화상이며, 몸짓이며 자의식이다. 한 편 한 편에 서려 있는 시인의 감각과 직관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만의 거울을 매력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시집 속 시 맛보기>

 

관절이 없어서 나는 기차가 되지 못했다

기적소리 대신 클랙슨

목을 쳐들어 울음을 멀리 보내는

늑대가 되지 못하고 개처럼

목전의 먹이 앞에서 컹컹 짖었다

 

레일이 없어서 기차가 되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귀를 대고 들으면 지구 저편에서

후드득 자기를 뜯어 안고 달려오는 심장

그의 귀는 코너를 돌 때마다

아스팔트처럼 납작하게 지져졌다

 

번개와 직접 교신하는 시간대를 견디며

우리는 무지개처럼 안이했다

휘발되는 속도로 소식이 지체되었다

나무들처럼 가지런히 서 있는 연대기

태생은 번복되지 않았다

 

더럽혀지지 않으려고 주먹을 꼭 쥐고

버스가 달린다

버스는 버스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우르르 몰리는 슬픔들을 재배치한 뒤

불면의 차고지에서 조용히 시동을 끄는 것 외엔

 

―「버스의 평균율전문

 

-

 

아버지!

아버지?

골목길을 지나는데 대문 안에서

누가 아버지를 부른다

? 안쪽 어디선가 아버지가 대답한다

 

그러나 불러도 이 방에 안 계시고

불러도 저 뒤란에 안 계신

내 아버지

 

몇 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은 아버지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이상하지 않은가

아버지들의 행방이

내 아버지의 행방이

 

목수의 아내였던 어머니 겨울이면

허구한 날 술상을 차려냈던 어머니를 두고

아버지는 그러실 수 없는 거다

이상하지 않은가

아버지들은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가 닿지 못하는 곳에 머물면서 아버지들은

그 끈을

그 체온을

그저 잔디 위에 널어놓으시면 다인가

 

―「장소의 불문율공동묘지전문

 

-

 

 

가구들이 편안해지자

새로 바른 매화 벽지도 사방으로 팽팽히 당겨졌다

이제 못만 박으면 이사는

완료되는 것이다

 

여자는 거울과 액자 두 개

아코디언처럼 접히는 옷걸이를 벽에 대보곤 볼펜으로

점을 찍는다 본능적으로

점은 못대가릴 닮았다

 

대가리를 치켜들면서 못은

구부러지고 튀어 달아난다

벌써 몇 개짼지 여자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불이 팍팍 꺼진다

못의 지대는 방전된다

저절로 길이 열리고 부드럽게 스며들어

상처 하나 없이 아무는 생을 여자는

살아왔던 것이다

 

나는 물때 낀 작은 연못

나는 갈비뼈 일렁이는 물풀

나는 잉어새끼 아무 데나 입을 대보는

나는 물

 

거꾸로 쏟아져 드는 오후의

수선화 나는

물살에 밀리는 꽃 그림자 나는

깊숙이 가라앉는 꿈

나는 꽃

 

고개를 들며 여자는

못대가리로는 가릴 수 없이 난자당한 자신의 심연을

일평생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못의 지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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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타자들을 향한 깊은 시선 - 미디어 시in

하린 기자 이영숙 시인의 『히스테리 미스터리』를 더푸른시인선으로 복간한다. 현대인들은 불확실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타자들이다. 이영숙은 『히스테리 미스터리』에서 “바깥과 자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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